[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서울대가 아로리를 통해 2023학년 면접후기를 공개했다. 올해 신입생의 공통된 후기는 서울대가 면접에서 요구하는 것이 뚜렷한 정답이나 정해진 모범답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치명적인 실수로 완전히 틀린 답을 도출했었으나 다시 옳은 풀이로 정정한 후 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정답 여부를 떠나 답변 과정에서 지원자의 학업소양과 깊이가 드러난다면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는 “유형에 따라 면접 자료와 시간 등이 상이하지만, 단순 정답이나 답변하는 기술을 측정하는 면접이 아니라는 점은 동일하다”며 “질문에 바로 답변하지 못하거나 정답에서 벗어났다고 생각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로리에 공개된 ‘2023 신입생에게 들어보는 면접이야기’는 지난해 면접에 합격한 8명의 실제 면접후기가 담겼다. 계열별로 치른 서류기반 또는 제시문 활용 면접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하게 담겨 있어 서울대 학종 면접의 특징을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면접을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서울대 면접전형을 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참고해야할 자료다.
서울대 학종에서는 면접 절차를 거친다. 서류평가와 더불어 지원자의 학업능력과 소양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서울대 학종의 모든 전형이 면접을 통해 지원자가 서울대에서 수학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최종 검증한다. 면접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기반으로 하는 ‘서류기반 면접’과 제시문을 활용하는 ‘제시문 활용 면접’이다. 각 전형별/모집단위별로 면접의 시행방식이 상이하기 때문에 먼저 본인이 관심있는 전형의 면접 특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류기반 면접.. ‘꼬리물기식 접근법’으로 대비>
서울대 서류기반 면접은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지원자의 기본적인 학업소양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수시 지역균형(의대 제외) 기회균형(사회통합), 정시 기회균형에서 실시한다. 답변 준비시간 없이 10분 내외로 진행되는 절차다.
서류기반 면접을 치른 신입생들은 준비과정에서 학생부를 꼼꼼히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때 서류에 적힌 내용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질문에도 답변할 수 있도록 서류 내용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라는 의미다.
인문대학 인문계열 새내기 X가 활용한 방법은 ‘꼬리 물기식 접근법’이다. 서류에 담긴 자신의 생각을 예시로 들어 설명해보거나 비판할 점이 없는지 확인하며 준비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서류에 “수전의 미학과 푼크툼 개념을 근거로 고안한 '모름의 미학'이라는 예술 감상법을 친구들에게 알려줬습니다”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학습해봄과 동시에 아이디어가 과연 타당한지 스스로 비판해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이디어에서 몇 가지 허점을 찾아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서류 점검을 마무리지었다는 설명이다.
경영대학 새내기 Q는 서류에 기재된 각 활동을 크게 세 가지 단계로 나눠 정리했다. 어떤 이유로 활동을 진행하게 됐고, 어떤 내용의 활동이었으며,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가 각각의 단계였다. 중요한 것은 행간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다.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글자수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서류에 미처 담기지 못한 내용들을 고려하며 빈틈없이 서류의 흐름을 되새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Q는 “면접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내가 되었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해 답하는 것이며, 그 답은 학원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서울대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소 학교생활에서 이러한 고민의 과정을 거쳤다면 면접을 준비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류에 기재된 용어를 정의내려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어교육과 새내기 P는 진학하는 학과 정보나 학생부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의 용어를 다시 한번 정의해보며 면접을 준비했다. 예를 들어 국어교육과의 경우라면 ‘교육’은 무엇은지, ‘국어교육’은 무엇인지 등 기본적인 용어들을 다시 정의내려보는 것이다. P는 “자신만의 용어 정의는 자신의 생각을 담고 있어 내 주관을 면접관에게 뚜렷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면접에서 큰 장점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제시문 활용 면접.. '단순 정답'보다 논리적 접근 중요>
제시문 활용 면접은 모집단위별 제시문을 기반으로 지원자의 문제해결능력과 사고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절차다. 별도의 답변시간을 30분 또는 45분을 부여한다.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실시한다.
제시문이 주어진 후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정답’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막상 합격생들은 면접에서 ‘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확한 답에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주어진 문제에 어떠한 흐름으로 접근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면접관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즉 단순 개념에 대한 얕은 지식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을 덧붙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수학(자연) 관련 제시문 면접을 치른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새내기 F는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실수로 완전히 틀린 답을 도출했는데 지적을 받은 후 정정했던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 풀이의 논리적 전개 자체에 오류가 있었다면 합격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풀이의 한 부분에서 실수했던 것은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설명이다. F는 “내신이나 수능, 또는 논술 시험처럼 답을 쓰면 그대로 끝이 아니라 면접 도중에도 여차하면 풀이와 답을 수정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면접에 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설령 세부적으로는 틀린 풀이라 할지라도 전반적인 문제 풀이의 흐름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출문제의 경향성을 필요 이상으로 분석하는 것이 실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수능에서는 단원마다 나오는 문제 유형이 있어 매년 그 유형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면접에서는 문제 유형이 획일화되지 않는다. 물론 면접에서도 기출 문제 학습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실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미다. P는 “실제로 면접 문제에서는 수능 문제에서 느꼈던 익숙함과 전혀 다른 낯섦을 느꼈다. 결국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문제 유형을 정리하기보다 범위 내에서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접근할 수 있는 근본적인 수학 실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실력은 고등학교 생활 중 공부하는 과정에서 길러진다. 결국 고1부터 고3 1학기까지 면접을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당면한 공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과학 관련 제시문 활용 면접을 치른 식물생산과학부 새내기 D는 면접 준비과정에서 단순 개념을 암기하기보다는 과정에 대한 질문을 연속적으로 던져보고 직접 대답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왜?”라는 질문을 아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TCA회로가 멈추게 되면 어떤 상황이 순차적으로 발생하지?’ ‘젖당 오페론에서 작동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등등 TCA회로의 과정, 젖당 오페론의 개념만을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습득한 내용을 변형, 적용해보는 연습 덕에 실전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후기다.
실전 면접장에서는 15분이라는 면접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구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답을 도출하는데만 의미를 두기보다 어떻게 설명해 나갈지도 무게를 두고 생각해보라는 설명이다. 혹시 오랫동안 문제를 고민했는데도 답을 알지 못하는 문항이 있다면 그 부분 또한 어떻게 설명해나갈 것인지도 고민해보는 것을 권장했다.
<서울대 “면접준비 특별한 활동 아냐”>
서울대는 면접을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다는데 신입생들의 이야기가 공통된다고 밝혔다. 많은 합격생들이 면접준비가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는데 공감한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는 아로리릍 통해 “신입생들은 면접이 짧은 시간 내에 급하게 소화한 지식과 생각이 아니라 고교 3년간 쌓아온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서울대 신입생들이 들려준 면접이야기에는 ‘깊이 있는 배움’에 대한 조언이 많이 담겨있다. 이야기를 통해 지난 3년간 자신이 보낸 시간에 대한 믿음을 갖고 당당하게 면접이 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