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15개정교육과정 도입 이후 진로목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과목 선택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학종에서는 선택과목을 통해 자기주도성과 적성을 함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과목 선택권을 적극 활용해 전반적인 설계를 그릴 필요가 있다.
학종은 2019년 공정성 강화방안이 발표된 이후 학생부의 대입 반영 범위가 줄어들면서 과목 선택이 더욱 중요한 평가요소가 됐다. 평가에 주요하게 반영되는 것은 창의적체험활동, 교과학습발달상황(세부능력및특기사항 포함), 행동특성및종합의견 등으로 제한되면서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중요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이 발간한 ‘2023학년 고1,2학년 진학지도 자료집’에서는 “과목선택지도는 모든 대입전형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학종을 준비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학종 ‘과목 선택권’ 중요도 높아져>
학종은 각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대학별로 설립목적, 경영철학, 교육과정 운영 방향 등 학교 성격/모집단위에 따라 인재상/평가요소/평가항목/항목별 비율 등을 고려해 설계하는 전형이다.
대학마다 평가 용어의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학업역량/진로역량/공동체역량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과목 선택은 주로 진로역량과 연관된다. 진로역량의 평가항목은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노력’ ‘전공(계열) 관련 교과 성취도’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 등으로 나뉜다. 전공 관련 교과 이수 노력의 경우 전공과 관련된 과목을 적절하게 선택하고 이수한 과목은 얼마나 되는지, 전공과 관련된 과목을 이수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했는지, 선택과목(일반/진로)은 교과목 학습단계에 따라 이수했는지를 볼 수 있다. 전공 관련 교과 성취도의 경우 전공과 관련된 과목의 성취수준은 적절한지, 전공과 관련된 동일 교과 내 일반선택과목 대비 진로선택과목의 성취수준은 어떠한지 등을 본다.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은 자신의 관심 분야나 흥미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노력한 경험이 있는지, 교과 활동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전공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탐색한 경험이 있는지 등을 평가한다.

<2015개정교육과정 편제 이해 선행돼야>
과목 선택에 앞서 2015개정교육과정 편제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크게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구분된다. 교과는 다시 보통 교과와 전문 교과로 나뉜다. 보통교과에서는 필수 이수를 권장하는 공통과목과 선택 이수가 가능한 선택과목이 있다. 선택 과목은 일반선택과 진로선택으로 구분해 구성의 특성에 맞게 이수를 권장한다. 전문교과는 과학계열, 국제계열 등 특목고(마이스터고 제외)에서 편성/운영하는 전문교과Ⅰ과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포함)에서 편성/운영하는 전문교과Ⅱ로 나뉜다.
학생들은 1학년에서 공통과목을 통해 기초 소양을 함양한 후, 2~3학년에서는 학생 각자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 선택을 한다. 일반선택과목은 고교 단계에서 교과별 학문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과목으로, 모든 학생이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과목으로 구성된다. 진로선택과목은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과목으로, 교과 융합학습, 진로 안내학습, 교과별 심화학습, 실생활 체험학습 등이 가능한 과목으로 구성된다. 선택과목 중에서 수학 과학 한문 제2외국어처럼 Ⅰ과 Ⅱ로 구분해 위계성을 가지는 과목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위계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
전문교과를 선택할 경우엔 일반 선택 과목의 이수와 이수 정도, 선이수 과목의 이해 정도, 실험실습실 활용 등 유의미한 이수, 학교 간 협력 교육과정의 이수 등을 고려해 선택한다. 단순히 대입에 유리하다는 판단만으로 선택을 고려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교과학습발달상황(원점수 등 성적분포, 세부능력및특기사항), 전형 내 면접고사 등을 통해 동기와 역량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수여부’가 절대적은 아냐.. ‘진로/역량에 따른 선택 필요’>
학생들은 본인의 지원 전공을 염두에 둔 과목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많은 대학은 학종 평가에서 이수를 권장하는 과목에 대해 전형계획/모집요강이나 가이드북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물론 이수 여부를 지원자격 제한으로 두는 것은 아니며, 이수 여부가 합격기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지원 전공과 연계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전공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기에 좋은 요소로 활용될 수는 있기 때문에 모집단위와 관련해 명시된 권장 과목을 참고해 이수하는 것은 좋지만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서교연 자료집에서는 “과목 선택을 시작으로 교과의 성격에 맞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서울대의 경우 교과이수기준을 제시하고 충족 여부를 서류평가 등에서 반영하고 있다. 지원자격과는 무관하지만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수기준을 충족할 필요가 있다. 2025학년 교과이수기준을 살펴보면 교과영역에 따른 교과이수기준Ⅰ과 선택과목 유형에 따른 교과이수기준Ⅱ로 나뉜다. 교과이수기준Ⅰ은 탐구의 경우 사회(역사/도덕 포함) 교과 중 3과목에 과학 교과 중 3과목을 조합한 경우, 또는 사회(역사/도덕 포함) 교과 중 2과목에 과학 교과 중 4과목을 조합한 경우다. 생활/교양의 경우 제2외국어 또는 한문 중 1과목을 이수한 경우다. 교과이수기준Ⅱ는 수학/과학/사회로 나뉜 교과(군)에서 2개 이상 충족해야 한다. 수학의 경우 일반선택 4과목 또는 일반선택 3과목에 진로선택 1과목을 선택하면 해당된다. 과학은 일반선택 3과목에 진로선택 2과목을 조합한 경우 또는 일반선택 2과목에 진로선택 3과목을 조합한 경우다. 사회는 일반선택 3과목에 진로선택 1과목을 조합하거나 일반선택 2과목에 진로선택 2과목을 조합한 경우다.
서교연은 “과목 선택의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고 말한다. 학생의 진로와 역량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지, 평가에 도움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역량에 맞지 않는 과목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문교과를 이수하는 것만으로는 평가에 유리하지 않으며 일반적인 학교에서 이수할 수 있는 일반선택/진로선택 과목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3월 경희대/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가 공동연구해 발표한 ‘대학 자연계열 전공 학문 분야의 교과 이수 권장과목 안내’ 리플릿에 따르면 “고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은 대학 공부에 기초가 된다. 어떤 과목이라도 충실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자연계열 학문 특성상 학습 단계(위계)가 있고 고교 단계에서 배워야 할 과목을 대학 공부하면서 다시 공부하기가 쉽지 않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연계열 학문 특성상 학습 단계(위계)에 따라 충실히 이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5개대 연구에 따르면 대학이 제시한 핵심과목/권장과목이 고교에 개설되지 않아 이수하지 않았다고 해서 ‘지원자격’처럼 결격처리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다만 학교가 개설하지 않아 이수하지 못한 학생과 학교가 개설했음에도 이수하지 않은 경우는 다르게 평가된다. 외부 공동교육과정으로 이수했는지 등 추가적인 노력도 볼 수 있다. 동일 과목이 없다면 유사 명칭의 과목을 이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보다 ‘어떤 과목을 들었느냐’보다 ‘어떤 과목이라도 얼마나 충실하게 이수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5개대 연구에서는 “고교 교육환경을 반영해 일반고는 보통교과의 일반선택과목과 진로선택과목을 충실히 이수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심화 학습과정에서 일반고 학생도 진로선택과목이나 공동교육과정으로 전문교과를 들을 수 있겠지만 위계에 맞게 충실하게 이수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는 설명이다.
희망 모집단위의 교육과정도 참고할 만한 잣대다. 모집요강이나 전형가이드북에서 제시된 내용과 함께 희망 전공의 교육과정을 살펴보고 자신의 진로/역량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다. 동일한 모집단위지만 입학 후 학업의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트랙으로 구분되어 학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교연에서 예시를 든 동국대 문화재학과의 경우 ‘불교와 관련된 각종 동산/부동산/무형의 자원을 조사/연구, 전시, 교육, 보존,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인의 양성’을 목표로, 고고학 외에 보존과학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보존과학개론, 문화재재료연구 등에 필요한 물리학, 화학의 이수가 필요할 수 있다. 성신여대 수리통계데이터사이언스학부는 수리, 통계학을 바탕으로 하는 모집단위지만 입학 후 순수 수학 트랙 외에도 지능형 금융서비스 트랙, 사회 조사 분석가 및 컨설턴트 트랙, 데이터사이언스 분석전문가 트랙 등 다양한 학업경로가 존재하기 때문에 희망 진로 분야에 따라 수학 교과 외 사회교과, 정보교과 등의 이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주의할 것은 수능 응시 과목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학종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어, 대학 응시 과목 기준을 고려하지 않은 선택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탐구영역의 경우 과목에 따라 준비 시기와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지구과학Ⅰ에 응시하고자 하는 경우 위계가 있는 과학 과목인 점을 고려해 2학년 과목선택에서 이수해야 한다. 2학년에서 이수하지 않은 과목을 수능 응시 과목으로 선택하는 경우 학습량, 학습시기 등 학업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목 선택’에서 출발해 ‘학습 방식’으로 귀결돼야>
과목 선택에서 출발해 결국 학생의 역량을 가늠하는 것은 학습 방식이다. 학습의 과정과 결과, 변화를 통해 진로와 역량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은 ‘학업성취’ 및 ‘세부능력및특기사항’을 통한 정성평가 뿐만 아니라 수업참여도와 역할 등 수업태도, 수행평가, 학업 수행과정에서의 주도적인 태도와 탐구능력, 교과 독서의 경험, 지적호기심의 발현 사례와 해결방법/완성도 등을 통한 평가다.













